봄을 기다리며

요즘의 나는, 무너진 마음을 루틴으로 겨우 붙잡고 있다.
먹는 일, 공부, 일, 운동. 해야 하니까 하는 것들.
런닝머신 위에 올라가면 몸이 자동으로 움직이듯,
나는 오늘도 정해진 하루를 수행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인다.
회의도 하고, 운동도 하고, 게임도 하고, 웃으며 사람들을 만난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나는 늘 하던 일을 해내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웃음은 감정이 아니라 동작에 가깝다.
입가를 올리고, 괜찮은 목소리를 내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만든다.
나는 가까운 사람들이 나 때문에 걱정하느라
자신의 에너지를 쓰게 되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자꾸만 혼자 견디려 한다.
누구나 겪는 통증이라고, 나도 지나갈 거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그런데도 어떤 날은 한없이 울고 싶고,
그대로 깊이 잠들고 싶다.
매일이 무겁다.

차라리 돈 문제나 육체적인 피로였다면 견디기 쉬웠을지도 모른다.
이상하게도, 지금보다 가진 것이 훨씬 적었던 5년 전의 내가
오히려 더 행복했다.

내 마음의 계절은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또,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선택한다.

그렇게 살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